2010년, 대한민국 IT 업계에 도대체 무슨 일이?

구글 트렌드로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국내 IT 업계의 개발자 변동 추이를 짐작할 수 있는 재미있는 통계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대한민국으로 한정해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Java, Delphi, C++, C#의 이름들을 검색한 횟수를 구글 트렌드에서 집계해본 결과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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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트렌드 - 언어들의 검색 통계, 대한민국, 2004-2012

새로 등장해서 관심을 조금씩 모아가던 C#을 제외한 모든 언어들에 대한 검색량이, 전반적으로 2005년을 기점으로 줄어들다가 2007년 중반부터 약간 반등했네요. 그런데 그 이후로 눈에 확 띄는 포인트가 한군데 있지요. 2010년 중반 특정 시점에, 이 모든 언어들의 검색량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니 그야말로 대폭락 수준입니다. 범위를 좀 더 좁혀서 살펴보면 이 하락이 더 눈에 잘 보입니다.

구글 트렌드 - 언어들의 검색 통계, 대한민국, 2008-2012

구글 트렌드 - 언어들의 검색 통계, 대한민국, 2008-2012

이후 아주 약간 반등하는 듯 했다가 더 떨어졌고, 현재까지 내내 이전에 비하면 바닥 수준이네요. 2010년 중반에 뭔가 큰 사건이 있었나본데요. 도대체 2010년 중반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참고로 대한민국이 아닌 전세계 대상으로 같은 기간, 같은 언어들로 집계한 결과에서는,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인 것은 비슷하지만 2010년에 별다른 변동이 없습니다.

구글 트렌드 - 언어들의 검색 통계, 전세계, 2008-2012

구글 트렌드 - 언어들의 검색 통계, 전세계, 2008-2012

제가 보기에, 저 2010년 중반의 대폭락의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는 큰 사건은, 아무래도 농협 산재 사건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이 처음 터지기 시작한 것은 2009년 말이었지만, 2010년 4월에 티비 방송 프로에 보도되면서 몇달동안 크게 이슈가 됐었죠.

구글 트렌드의 이런 결과는, 농협 산재 사건으로 인해 한국 IT 업계에서 인력들이 수없이 업계를 떠나버렸거나 최소한 IT에 대한 관심을 접게 만들었다고밖에는 다르게 해석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에 SI 업계에서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말들이 많았었는데,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이것이 아닌가 싶네요.

2009년 말 자바 커뮤니티 OKJSP에 올라왔던 피해자의 하소연 글.
[공지] 농협에 근무해봤던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2010년 4월 MBC 후플러스의 보도 이후 연달았던 농협 산재 관련 기사들 중 8월 기사 하나.
"사람 잡는 야근…폐 잘라낸 SI개발자"

이 양모씨의 케이스는 산재 소송이 아직도 진행중인 상태인데요. 1심만 무려 무려 34개월째입니다. 엄청난 장기전이네요. 그런데 재판 결과와는 무관하게, 이미 이 사건은 대한민국 IT업계에 되돌릴 수 없는 엄청난 영향을 미쳤군요. 농협, 대한민국 IT 업계에 큰 한 획을 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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