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칸투, 엠바카데로에 델파이 프로덕트 매니저로 합류

사용자 삽입 이미지어제, 델파이 관련 유명 서적 집필자이자 강연자인 마르코 칸투가 엠바카데로에 델파이 프로덕트 매니저, 즉 델파이 책임자로 입사한다는 소식이 해외 델파이 관련 블로그들과 커뮤니티들을 달구었습니다.

마르코 칸투는 현재 남아있는 전세계 델파이 개발자들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라고 꼽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의 델파이 관련 활동은 워낙 눈부시게 많아서 일일이 거론하기도 어려울 정도죠. 먼저, 여러 소식들 중, 마르코 자신이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시죠.

Joining Embarcadero as Delphi Product Manager

제 트위터를 팔로우하시거나 CodeRage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을 들으셨던 분은 제가 엠바카데로 테크놀로지에 입사한다는 얘기를 들으셨을 겁니다.

저는 20년 이상 볼랜드 및 엠바카데로 제품들을 사용해왔고, 이쪽 기술들(주로 델파이)에 대한 서적들을 집필해왔으며, 개인적으로 테크놀로지 파트너임과 동시에 제 회사는 이탈리아의 세일즈 파트너였습니다. 저는 R&D 팀, 개발자 릴레이션 팀, 마케팅 부서 및 프로덕트 매니저들과 관계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전 엠바카데로에 입사하는 문제에 대해선 상상해보지 않았습니다. 델파이의 미래를 위해 도와달라는 말과 함께 직책을 제안받았으며, 그다지 많이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수락한 직책은 델파이 프로덕트 매니저이며, 기존에 RAD 스튜디오를 위한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팀이 있습니다만 향후 책임을 나누고 공유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유럽에서 근무하게 되며(여행중이 아닐 때는 집에서 근무), 이곳에는 R&D 팀 일부와 많은 델파이 고객들이 있습니다. 유럽에 있는 델파이 개발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일텐데, 지역의 컨퍼런스와 행사 등에서 저를 더 만나기 쉬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2주후엔 Be-Delphi(벨기에 델파이 행사)에 참석하게 됩니다.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알려드리자면, 제가 진행중이던 활동들중 일부는 그대로 진행하게 됩니다. 블로그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며, 제 개인 트위터 계정도 그대로 사용합니다. 제한적이겠지만 자유 시간에 서적 집필도 그대로 진행하려고 노력할 것이며, 제 오픈소스 프로젝트들 일부도 유지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많은 것을 배워나가야 할 것이므로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당연히, 이메일(marco.cantu 골뱅이 embarcadero.com 혹은 이전 이메일 주소)로 의견이나 질문을 주셔도 됩니다. 또한 블로그에 댓글로 의견이나 아이디어, 건설적인 비판 등의 댓글을 써주셔도 됩니다. 어떤 의미인지 아실 겁니다. 델파이에는 건강하고 더 관대한 커뮤니티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이 정도가 전부입니다. 이 블로그에 새로운 소식들을 계속 올리겠습니다. 이 일은 제게도 새로운 모험으로, 여러분이 함께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델파이여, 영원하라!

아시다시피 마르코 칸투의 이름은 델파이 개발자들에게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유명합니다. 그는 10권이 훨씬 넘는 델파이 서적들을 집필해왔고, 델파이의 초기 버전부터 시작해서 최근 버전인 델파이 XE 버전에 이르기까지 거의 매 버전에 대한 서적을 출간해왔습니다. 특히 마스터링 델파이(Mastering Delphi) 시리즈와 무료 EBook으로 내놓고 있는 Essential Delphi 및 Essential Pascal도 유명합니다.

또한 그는 매년 유럽 및 북미의 여러 델파이 관련 행사에 단골 강사로 초빙되는 유명 강연자이기도 합니다. 그가 위 글에서 쓴 것처럼, 이전의 볼랜드 시절부터 지금까지 벤더측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는 벤더를 위해 수없이 많은 기술 페이퍼들을 기고해왔고(이중 많은 것들을 제가 번역해서 공개하기도 했죠) 벤더 행사에서 강연도 많았습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런 마르코 칸투가 엠바카데로에 델파이 주요 직책중 하나인 델파이 프로덕트 매니저로 합류한 일은 델파이의 미래를 위해 대단히 좋은 일이고 환영할 일입니다. 그는 벤더와 대단히 가까우면서도 동시에 델파이 개발자들과도 아주 오랫동안 호흡을 함께 해왔기 때문에, 양측 사이의 조율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습니다.

엠바카데로에서 그를 영입하는 결정을 한 일 자체도 크게 환영할 일입니다. 현재의 XE3 버전이 발표되기 직전 단계에서 EULA 변경 시도 등으로 개발자들의 민심을 크게 거스른 일이 바로 몇달 전의 일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역시 몇가지 걱정스러운 일도 있습니다. 먼저, 마르코 칸투의 델파이 프로덕트 매니저 합류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은 당연하게도 닉 하지스(Nick Hodges)입니다. 그는 유명 델파이 개발자로서, 코드기어 시절이던 지난 2009년에 델파이 프로덕트 매니저로 영입되어 활발한 활동을 벌였습니다만, 불과 2년도 못되어 엠바카데로로부터 해고된 바 있습니다.

그는 델파이 개발자들의 여론을 벤더측으로 호의적으로 모으는 중요한 역할을 대단히 성공적으로 해냈으며, 델파이의 미래를 위해 수많은 좋은 시도들을 했습니다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였죠. 엠바카데로에 대한 델파이 개발자들의 시각이 냉정하게 돌아선 것이 바로 이 닉 하지스 해고 사건때부터였습니다. 결과만 보자면 닉 하지스는 엠바카데로에게 많은 좋은 일들을 이루어놓고도 이용만 당한 채로 쫓겨난 셈이니까요.

닉 하지스는 해고 전에 RAD 스튜디오 프로덕트 매니저로 승진했었고 그가 해고된 후 마이크 로즐로그라는 인물이 그 뒤를 이었는데, 얼마전 그도 해고되었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겠지만, 결과만 보자면 델파이 관련 프로덕트 매니저 직책은 2009년 이후로 줄줄이 단명했던 거죠. 따라서, 마르코 칸투의 합류 소식을 듣자 마자 닉 하지스가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엠바카데로의 원죄인 거죠.

또 한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바로 몇달전에 EULA 변경 사태 때, 볼랜드로부터 수십년간 일해왔고 델파이/C++빌더 개발툴들의 역사적인 인물이자 엠바카데로의 부사장인 데이비드 아이(David Intersimone)가 보여줬던 모습입니다. 그가 디벨로퍼 릴레이션 담당 부사장이자 치프 에반젤리스트인만큼, 그런 대형 사고가 터졌을 때 책임지고 수습해야 할 역할이 그의 메인 롤인데, EULA 사태에서 그조차도 거의 아무런 역할이나 언급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었습니다.

제가 이것이 데이비드의 책임이라고 보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그가 정당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회사 내의 의사결정 과정이 극도로 제약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강하게 의심하는 것입니다. 강력한 비판들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그의 짧은 코멘트들은 안타까움 속에서도 어떻게 조치할 방법이 없어 발을 동동구르는 느낌이었죠. 마케팅-영업 부서들의 목소리가 너무 높아져서 기술 파트나 고객 파트가 눌려있는 것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엠바카데로로서는, 당연히 마르코 칸투 영입이라는 카드로 최근의 연속된 삽질로 땅에 떨어진 고객 개발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의도가 가장 클 것입니다. 그것이, 그냥 기존의 자리에 마르코 칸투를 턱 갖다놓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프로덕트 매니저와 디벨로퍼 릴레이션의 실질적인 권한을 확대하여 회사 내 입지를 강화시켜주는 것이 필수입니다.

엠바카데로가 마르코 칸투를 영입한 것은, 대단히 큰 기회이면서 동시에 대단히 큰 위험일 수도 있습니다. 마르코 칸투가 전세계 델파이 개발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워낙에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그가 닉 하지스처럼 안좋게 엠바카데로를 떠나게 될 경우, 그 자신과 엠바카데로가 어떻게 포장하고 변명하든, 엠바카데로가 고객 개발자들로부터 받게 될 비난과 실망은 회복하기 힘든 상황에까지 가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닉 하지스에서 봤다시피, 엠바카데로의 생각이 어땠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단 엠바카데로 합류를 결정한 이상, 마르코 역시 델파이의 미래를 위해 엠바카데로 내부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여러 혁신적인 주장들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타이틀만이 아닌, 그만한 권한과 책임을 주어 단지 엠바카데로의 현 상황 탈출용이 아닌 델파이의 시장과 델파이 개발자들의 미래를 밝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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