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대항마, HP 슬레이트와 델파이/C++빌더



사용자 삽입 이미지슬레이트는 HP에서 준비중인 아이패드 대응 제품으로, 외형상의 모양은 아이패드와 거의 유사합니다. 가격은 아이패드와 비슷한 선일 것으로 보이고, 6월에 미국 출시 예정이라고 합니다. 크기는 아이패드보다 조금 작고, 무게는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아이패드와 비슷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기라는 거죠. 하지만 내부 하드웨어는 아주 큰 차이가 있는데, 모바일 CPU/모바일 OS를 기반으로하는 아이패드와 달리 슬레이트는 1.66GHz 아톰 Z530 CPU에 윈도우 7을 장착한, 쉽게 말하자면 하드웨어 내부는 넷북인데 아이패드 형태로 나오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8.9인치 멀티터치 화면으로, 아이패드 9.7인치에 비하면 좀 작습니다만, 그만큼 화면도 더 작습니다. (슬레이트 234×150, 아이패드 242x190mm) 반면 두께는 14.7mm로 아이패드의 13.4mm보다 약간 더 두껍죠. 무게는 670그램으로 아이패드의 680그램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제 생각에, 화면이조금이라도 더 큰 것은 큰 장점입니다만, 반면 손에 쥐고 사용하는 넓적한 패널형 기기들인데, 더 크면 클 수록 손에 쥐었을 때의 안정감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슬레이트가 아이패드보다 그립감이 더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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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톰이 모바일 CPU라고는 해도 아이패드같은 극단적인 모바일 하드웨어는 아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단점도 있습니다. 아이패드가 10시간 지속 배터리인 반면 슬레이트는 5시간 밖에 안됩니다. 일과중에 절반 이상의 시간 동안 사용한다면 충전 어댑터를 휴대해야 할 것 같네요.


슬레이트에 대한 정보가 이미 상당히 퍼져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응들도 벌써 많이 나와 있는데요. 호의적인 반응도 꽤 많지만 비판적인 의견이 좀더 많은 것 같습니다. 비판적인 반응은 크게 두가지 측면인데, 둘 다 윈도우 7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윈도우7에 1GB 메모리는 너무 적어서 엄청 버벅거릴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실제로 제가 쓰고 있는 멀티터치 노트북(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10-3t)의 사양이 비슷한데(N450, 1GB 메모리), 별로 버벅이는 느낌 없이 꽤 쓸만합니다.

물론 이넘을 업무용 노트북 목적과 비슷하게 사용한다면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띄우고 또 성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을 돌리면서 버벅거릴 수 있지만, 또 슬레이트도 그렇게 사용하려고 시도하는 사용자도 꽤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슬레이트는 그렇게 쓰기 위한 제품은 아니니까요. 아이패드는 아예 멀티태스킹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오히려 슬레이트가 더 뛰어난 거죠.

두번째, 윈도우7이 모바일 터치 기기의 UI로 최적화된 OS가 아니라서 사용이 불편할 것이다…
슬레이트는 넷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 상태에서는 윈도우7이 전면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물론 사용자가 원한다면 윈도우7 UI로 빠져나갈 수도 있겠지만, 기본으로는 HP의 전용 UI(일종의 쉘이겠지요)가 메인으로 올라옵니다.

모바일 기기로서의 대부분의 기능들을 이 전용 UI(별도 애플리케이션이겠죠)를 통해 접근할 것이므로 윈도우7 창들의 작은 x 버튼을 손가락으로 클릭하느라 노력할 일은 상대적으로 적고, 그런 경우라고 해도 아이폰에서는 안되는 펜 입력이 가능하므로 크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이 두가지 모두, 슬레이트가 아톰에 윈도우7 기반이라니까 넷북의 관점에서 바라봐서 나오는 의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사실 넷북이라고 보자면 눈에 띄는 단점들이 더 있습니다. 화면 해상도가 1024×600로서 일반 넷북보다 떨어지며, 1GB 메모리는 추가 업그레이드가 안됩니다. 하드디스크가 없는 대신 32GB/64GB 플래시를 쓰는 것도 속도면에서는 넷북보다 꽤 빨라지겠지만 저장 공간에서는 넷북보다 비좁죠.

하지만 슬레이트는 어디까지나 넷북의 대체제로서 기획된 것이 아니라 아이패드의 대항마이기 때문에, 아이패드와 비교해야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거겠죠. 아이패드에서는 지원하지 못하는 1080p HD 동영상을 볼 수 있고, 아이패드에는 없는 웹카메라가 내장되어 있으며, 아이패드에는 없는 SD 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손가락 터치 외에도 펜이나 디지타이저 입력이 가능합니다. 또 윈도우 OS인 만큼 당연히 우리나라 웹 사이트에서는 완전히 일반화되어 있는 플래시를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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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도가 1024×600이라는 것은… 와이드라는 거죠. 다시 말해, 아이패드의 1024×768보다는 떨어지지만 가로 해상도는 동일하고요. 또 아이패드보다 인치수로는 화면이 작지만 와이드이기 때문에 가로 크기는 234대 242로 8mm밖에 차이나지 않습니다. 즉, 대부분 와이드인 동영상을 보는 목적으로는 크기가 거의 비슷하다는 거죠. 애플이 그걸 모르지는 않지만, 아이패드는 북 리더 기기로서의 기능이 핵심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와이드가 아닌 일반 배율 화면을 만들었을 겁니다. 반면, HP는 슬레이트에 대해 북리더로서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이패드와 비교했을 때 이 기기의 무엇보다 큰 장점은, 아이패드와 비슷한 이동성에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돌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이 기업 업무 시스템이라고 하면 아이패드와 비교했을 때의 장점이 더 크게 드러나는데요. 간단히 말해서, 슬레이트는 델파이로 만든 업무 시스템을 별 수정 없이 그대로 올릴 수 있습니다. (터치 위주로 사용하기 위해서 버튼이나 글씨 등을 좀 더 큼직큼직하게 하는 수정은 필요할 수 있있겠지만)

또 신규 개발을 한다고 해도 아이폰/아이패드 개발자들에 비해 훨씬 숫자도 많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델파이로 개발 비용을 확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델파이 2010에서 지원하는 멀티터치/제스처 기능을 활용해서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과 비슷하게 동작하는 편리한 UI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죠.

PC에 비해 이렇게 제한적인 성능의 모바일 기기에서 충분한 성능을 내는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을, 업무 시스템인 만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게다가 멀티터치와 제스처까지 지원하여 아이폰/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의 직관적인 UI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개발툴은, 오직 델파이 2010과 C++빌더 2010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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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의 경우, 사내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해도 앱스토어에 등록한 후 다운로드하는 과정을 통하지 않고 사내 아이패드에 설치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딜레마를 벗어나고자 탈옥을 하려면, 기업 전체의 아이패드를 다 탈옥시킨 후에 서비스도 못받고 보안상으로도 위험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다시 말해, 아이패드/아이폰은 앱스토어 온리라는 애플의 정책 때문에 업무 시스템으로서는 꽝이라는 거죠.

김성동님께서 댓글로 아이폰 엔터프라이즈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기업내에서 배포할 수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또 어제 제가 이 글을 쓴 후에 나온 기사에서는, 올 여름에 출시될 아이폰 OS 4.0에서는 기업 내에 배포용 서버를 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도 언급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패드가 실패하고 슬레이트만 성공할 거라고 보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아이패드는 분명히 독자적인 시장을 가지고 성장할 것이고, 그 시장은 기존의 넷북이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한계 때문에 아이패드의 시장은 거의 대부분 개인 사용자 시장에 국한될 것이고, 아이패드가 접근하지 못하는 업무 시장에서의 아이패드 류 기기에 대한 니즈는 슬레이트와 같은 기기가 채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 기업 시장에서 이런 기기를 어디서 쓰냐고요? 물론 아주 일반적인 기업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할 기기는 아닙니다. 예를 들면 병원의 의사들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의사 수가 몇천명, 간호사는 그보다 더 많습니다. 또, 대규모 공장 등에서도 도입될 수 있을 것이고, 그 외에도 대규모 사업장에서 이동이 잦으면서 온라인 보고와 현황을 많이 활용해야 하는 직원들에게 적합하죠.

어쨌든… 미국에서 6월에 출시 예정이라는데, 한국은 좀 더 늦어지겠죠. 미국에 출시되면 즉시 해외 구매 대행업체를 통해 구입할 예정입니다. 손에 넣게 되면 여러분께 보여드리죠. ㅎㅎㅎ

5 comments for “아이패드 대항마, HP 슬레이트와 델파이/C++빌더

  1. 잘 계시죠…^^ 아이폰 관련된 글에 약간 오류가 있습니다. 아이폰 개발자 프로그램 중 엔터프라이즈 프로그램에 가입해서 앱을 개발하는 경우에는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업무용 앱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2. 구매 대행 하실때 번거로우시겠지만
    하나더 부탁 드립니다. 연락주세요 ^^

  3. 안녕하세요, 저도 슬레이트500 에 관심이 많아서 구매대행을 이용해 보려고 하는데, 추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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