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하지는 않지만,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네요. 엠바카데로 디스커션 포럼에 글을 올린 영국 개발자 데이빗 챔피언(David Champion)에 따르면,엠바카데로 유럽 지사의 직원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언급을 들었다고 합니다.
In fact we do listen to our customers and make representations to our developer group in the USA. Subsequently the EULA changes you were worried about have been dropped altogether.
우리는 고객들에게 귀기울이고 있으며, 고객들이 미국의 개발자 그룹에 의견들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듣고 있습니다. 그런 후, 당신이 걱정하던 EULA의 변경 사항은 모두 중단되었습니다.
Thread: Poor EULA clause reverted
위의 글이 올라온 지 반나절 이상이 지났는데, 아직 엠바카데로 측의 언급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엠바카데로의 데이빗 아이도 29일 이후론 디스커션 포럼에서도 더 이상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구요. 하지만 전후상황상, 유럽지사에서 들었다는 위의 언급은 사실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입니다.
XE3 버전의 수정된 EULA에서 프로페셔널 에디션에서 C/S 개발을 금지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28일 이후로, 여러 유명 델파이 개발자들이 이같은 정책 전환에 크게 반발하는 글들을 올렸고, 엠바카데로 디스커션 포럼에 올려진 글 쓰레드에도 600개 이상의 댓글이 붙으면서 개발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엠바카데로가 신뢰도 하락과 고객 감소, 매출 하락의 위협을 크게 느끼고 EULA 정책을 이전으로 되돌리기로 결정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많이 있습니다. 다만 EULA 유출로 알려진 변경된 정책이 공식적으로 엠바카데로가 발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디스커션 포럼의 델파이 개발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공식적으로" 변경되었던 EULA의 철회를 선언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게 되죠. 그래서 아마도 이것은, XE3가 출시되어서 EULA를 체크해야만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작은 가능성이긴 하지만 이게 결과적으론 사실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데이빗 챔피언이 들은 얘기는 엠바카데로 유럽 지사로부터이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 EULA를 글로벌하게는 그대로 강행하면서, 상대적으로 델파이 개발자들의 목소리가 더 강한 영국만 예외로 하겠다는 얘기일 수도 있는 거지요. 데이빗 챔피언은 영국 개발자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반발의 수위는 한두 단계 더 올라가서 폭발해버리게 될 것은 너무나 뻔해보이기 때문에, 엠바카데로가 그런 최악의 악수를 둘 것 같지는 않아보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결과적으론 이 EULA 소동은 며칠간의 해프닝으로 지나갈 것 같다고 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미 엠바카데로가 개발자들에게 준 실망과 신뢰의 추락은, 아마 다시는 완전히 회복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엠바카데로는 이번 EULA의 변경이 개발자들에게 얼마나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핵폭탄인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셈인데요.
이번 사태로 크게 까먹은 신뢰를 조금이나마 더 회복하려면 어영부영 넘기지 말고 최대한 빨리 공식적인 발표로 사과 및 철회를 선언해야 하는데요. 그냥 넘어갔다가 나중에 여러 행사나 광고 등으로 회복하려면 최소한 수백만, 어쩌면 수천만 달러만큼의 비용을 들이고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게 뻔해 보여서… 더욱 더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