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phi’를 어떻게 발음하나요?

우리나라에서는 ‘Delphi’를 주로 ‘델파이’ 라고 발음합니다. 그런데 간혹 해외의 동영상 등을 보면, ‘델피’라고 발음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2000년 전후로 말레이시아에 자주 출장을 갔었는데, 그쪽에서도 ‘델피’라고 발음하더군요.

발음을 어떻게 하느냐는 사실 누구나 한번 익숙해진 대로 계속 부르게 되겠지만, 원칙(?)부터 말하자면, Delphi의 벤더인 볼랜드 혹은 엠바카데로에서 어떻게 발음하느냐가 당연히 원칙이 되겠지요. 볼랜드/엠바카데로 본사에서는 ‘델파이’라고 발음해왔습니다. 이건 미국식입니다.

반대로 유럽에서는 대부분 ‘델피’라고 발음하더군요. 또 동남아 등 다른 제3 국가들의 경우 미국 혹은 유럽 중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의 발음을 따라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까 말한 말레이시아는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여서 영국식 문화가 많이 남아있고 발음이 상당히 이상한 것을 빼면 영어도 영국식 영어입니다. 그래서 델피라고 발음하죠.

우리나라에서 델파이라고 발음하는 것은, 뭐 미국에 벤더 본사가 있어서 그 원칙을 따른다기보다는, 아무래도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미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나라이다보니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 것이라면 일단 한수 접어주는 관행이…)

참고로, 잘 알려진 델파이 관련 영문 사이트들 중 하나인 delphi.about.com에서 몇년 전에 ‘델파이’ 혹은 ‘델피’ 어느쪽으로 발음하느냐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설문 결과는 아래에서 보실 수 있구요.

Poll: How do you pronounce Delphi?
http://delphi.about.com/gi/pages/poll.htm?poll_id=9830559124

사용자 삽입 이미지보시다시피, ‘델피’가 47%, ‘델파이’가 42%로, ‘델피’가 더 우세합니다(디젤이라고 답변한 넘들은 뭐야?). 결과가 좀 의외이신가요? 별로 신기할 것은 없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델파이가 미국보다 유럽에서 훨씬 더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뭐, 미국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대기업 MS의 강한 영향력이 미치는 미국 국내와, 안티 MS 성향이 강한 유럽의 차이이기도 할 거구요. 리눅스가 유럽에서 시작되기도 했지만 지금도 유럽에서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점, 또 파이어폭스나 구글의 점유율이 유럽에서 훨씬 높다는 점 등도 비슷한 배경 때문일 겁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델파이나 C++빌더보다 비주얼 스튜디오 계열만이 득세를 하고, 또 윈도우 OS와 IE의 점유율이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도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은 이유도 비슷할 겁니다. 역시, 우리나라는 너무나 지나치게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네요. 어쩌면 미국인들 자신보다도 더욱 친미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4 comments for “‘Delphi’를 어떻게 발음하나요?

  1. 무의식적으로 델파이라고 발음하고 있었는데 듣고 보니 델피라고도 읽을 수 있군요..
    그런데 어감은 왠지 델파이가 프로그래밍스러운데(컴파일, 델파이.) 델피는 예쁘장한 것이 무슨 세제이름같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 제 느낌도 그렇답니다^^
      델피라는 어감은.. 아무래도 좀 큐티하다는… -.-;;;;

  2. 지훈님~~~ 데브기어 사무실 이사하셨다면서요???
    좀 알려주시지 그러셨어요.
    점심 얻어먹으러 양재동에 갔음 클날뻔 했내요. (^^;)

    • 허허 그러네요.
      일에 치이다보니 중요한 소식들을 자꾸 빼먹고 삽니다.

      혹 다른 분들 보실까봐…
      저희 데브기어가 9월말에 강남 교보타워 인근으로 확장 이전했습니다. 이전을 한 이유는, 델파이와 C++빌더 등 개발 교육을 위한 교육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이구요. 이번에 꽤 멋지게 꾸몄답니다.

      어떤 분이라도, 강남 교보타워나 강남역 인근을 지나치실 일이 있으시면, 사전에 안면이 없으셔도 한번 들르셔서 차라도 한잔 드시고 가시지요. 제가 시간이 되면 식사라도 같이 할 수도 있겠구요.

      제가 많이 바쁘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더 많은 개발자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또 여러 의견을 듣고 하는 시간이 제게는 거의 유일한 휴식시간이기도 하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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