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델파이/C++빌더는 x86 윈도우를 중심으로 하는 개발툴들입니다. 물론 엠바카데로에서 곧 모바일 개발을 위한 제품이 별도로 출시될 예정이기는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모바일 전용 개발툴의 성공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고 있지 않습니다.
제가 그렇게 보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먼저 각 모바일 플랫폼별로 메이저 개발툴들이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는 데다가, ‘형제’ 개발툴이라고는 해도 윈도우용 델파이/C++빌더로 개발한 소스를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나 아이패드에 적용하려면 추가로 적지 않은 공수가 들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델파이와 C++빌더가 엔드유저용, 즉 일반사용자용 모바일 개발에 사용될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봅니다. 델파이와 C++빌더가 공략하기 가장 쉬운 시장은 기업 시스템의 모바일화 시장입니다. 즉 공장, 병원, 유통업체 등의 현장에서 사용될 태블릿 기반 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태블릿 소프트웨어라고 하면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같은 안드로이드 태블릿들을 연상하기 쉽고, 윈도우 기반 태블릿들은 무겁고 느리고 배터리도 금방 닳는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만. 작년 하반기부터 나오고 있는 x86 기반 윈도우8 태블릿들의 경우 그런 단점들을 거의 다 극복하고 일반적인 태블릿들과 맞먹는 수준까지 발전한 상태입니다.
특히 x86 윈도우8 태블릿은 기존의 델파이/C++빌더로 개발한 기업 시스템들을 그대로 돌릴 수 있는 탁월한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태블릿의 작은 화면에서 터치 기반으로 사용하려면 화면 구성 등을 적지 않게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모바일용으로 별개의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데 비하면 새발의 피 정도에 불과할 것입니다.
아울러 윈도우8 태블릿은 일반적으로 아이패드보다도 좀 더 비싸고 안드로이드 태블릿과의 가격 차이는 상당하지만, 기존에 델파이/C++빌더로 개발된 기업 시스템의 경우라면 안드로이드나 아이패드 기반의 시스템을 전면 신규 개발해야 하는 경우에 비해 개발 비용이 엄청나게 줄어들게 되므로, 기기 값의 차이 정도는 거의 무시할 정도가 됩니다.
윈도우8 태블릿들의 사양
최근 출시되고 있는 윈도우8 태블릿들은 내부의 CPU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집니다. 하나는 아이비브리지 코어i5 CPU 기반의 태블릿들입니다. 모바일용으로 저전력으로 만들어진데다 기본적인 i5의 성능을 가지고 있으므로 형태만 좀 다를 뿐 내부적으로는 일반적인 최신 노트북과 동일한 녀석들입니다. 저전력으로 만들어졌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일반적인 태블릿들에 비하면 전력 소모량이 상당히 많아 사용 시간도 짧은 편이고, 무게도 더 무겁습니다. 일반 노트북처럼 팬이 왱~ 하고 돌아가기도 합니다. 특별히 높은 성능이 필요한 경우에만 선호되겠지요.
다른 하나는 클로버트레일 Z2760 기반 태블릿들입니다. 클로버트레일은 저전력 x86 CPU라는 면에서 아톰 브랜드를 이어가기는 하지만, 기존에 넷북 수준에서 봤던 아톰의 성능을 훨씬 뛰어넘는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ARM 프로세서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효율적인 전력 소모량을 자랑하며, 인텔이 윈도우 태블릿 시장의 주력 CPU로 내놓은 녀석입니다. 듀얼 코어에다 하이퍼쓰레딩을 지원하기 때문에 동시에 4개의 쓰레딩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윈도우8 태블릿들은 모두 이 둘 중의 하나를 채택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클로버트레일 Z2760의 경우엔 그 컨셉대로 일반적인 태블릿의 사용시간에 준하는 긴 사용시간에다 높은 휴대성을 자랑합니다.
이들 윈도우8 태블릿들의 화면 크기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두 10인치대입니다. 해상도는 클로버트레일 기반이 보통 1366×768이고, 아이비브리지 i5 기반은 보통 1920×1080입니다. x86 태블릿이기 때문에 가지는 특별한 장점들이 더 있습니다. 당연히 기존의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돌릴 수 있구요. 또 일반적인 윈도우 노트북들처럼 USB 포트는 물론 DSUB나 HDMI같은 외부 비디오 출력 포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활용성과 확장성에서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들은 비교가 안되죠.
물론 전, 후면 카메라 등 태블릿에서 일반적인 사양들은 대부분 갖추고 있습니다.
주요 윈도우8 태블릿들
현재 국내에서 구매 가능하거나 곧 출시될 제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해보겠습니다. 참고로, 키보드가 달려 있고 착탈할 수 없는 제품들, 즉 전통적인 스위블 방식이거나 키보드를 접는 형식의 윈도우 태블릿들은 아예 제외했습니다. 기본 무게가 늘어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나 아이패드에 비해 휴대성에 있어 크게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기업 현장에서 직원들이 상시적으로 들고 작업하기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삼성 아티브 스마트PC / 스마트PC 프로
삼성의 아티브 스마트PC에는, 아이비브리지 코어 i5를 사용한 ‘아티브 스마트PC 프로’와 클로버트레일 기반의 일반 ‘아티브 스마트PC’ 두 가지가 나와있습니다. 이들은 키보드를 독 방식으로 사용하며, 휴대시에는 키보드 없이 본체만 휴대할 수 있습니다. 본체에 터치펜이 포함되어 있구요. 화면이 11.6인치로 다른 윈도우 태블릿들보다 화면이 큰 편입니다.
제품의 이름이 너무 긴 데다 이름에 ‘프로’가 붙었냐 여부로 성격이 상당히 많이 다른 두 제품을 구분하니 혼동이 쉽겠네요. 마케팅 측면에서 보자면, 이건 브랜딩의 실패라고 생각됩니다. 일반 아티브 스마트PC의 경우 해상도가 1366×768, 프로 버전은 1920×1080입니다. 두께와 무게도 각각 9.9mm / 750g, 11.9mm / 884g으로 꽤 차이가 납니다. 스펙상 사용시간은 각각 13.5시간 / 8시간입니다.
아래는 참고해볼만한 사용기들입니다.
아티브 스마트PC : http://blue2310.tistory.com/2024
아티브 스마트PC 프로 : http://cdmanii.com/3400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내놓은 태블릿으로 이미 출시된 서피스RT의 형제로서 아직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곧! 나올 것으로 추정됩니다. 윈도우RT 기반으로 일반 윈도우 프로그램들을 운영할 수 없는 서피스RT와 달리 서피스 프로는 윈도우8 프로가 설치된 x86 윈도우 태블릿입니다. CPU는 코어 i5입니다.
불행히도, 상당히 기대를 받았던 키보드와 뒷부분이 펼쳐지는 스탠드 기능 외에는, 서피스 프로에는 사양상 그다지 장점이 없다고 보입니다. 아무리 코어 i5 기반이라고는 해도 무게가 무려 903g에 두께도 13.5mm에 달합니다. 이 정도면, 아이패드 등에 익숙해진 손에 들었을 때 ‘무겁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휴대성에 있어서 이 글에서 소개하는 태블릿들 중에서 최악이죠. 10.6인치 크기에 해상도는 1920×1080이며, 899달러에서 시작할 것으로 알려져 가격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서피스 프로에 대한 좀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블로그에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http://atonal.egloos.com/3906865
에이서 아이코니아 w510
이 글에서 소개하는 윈도우 태블릿들 중 휴대성에서는 최강인 제품입니다. 클로버트레일 기반이며, 무게 567g(실측), 두께는 8mm이고, 도킹 가능한 키보드 부분까지 합쳐도 2cm가 안된다는군요. 아이패드 버전들 중 가장 가벼웠던 아이패드2보다도 더 가볍고 더 얇습니다. 사양은 클로버트레일 아톰 Z2760(1.8GHz), 10.1인치에 1366×768 해상도, 메모리 2GB입니다.
역시 키보드 독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체 외에 키보드독에 배터리가 추가 내장되어 있으며, 본체만으로 9시간, 독까지 포함하면 18시간 사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 최저가 기준 도킹 미포함 73만원 정도, 도킹 포함 93만원 정도에 판매중입니다. 출시 직후보다 오히려 약간 오른 가격이구요. 그럼에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사용자들의 평도 대체로 아주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http://www.notegear.com/Content/Content_View.asp?TNum=1444&kind=2
http://www.notegear.com/Content/Content_View.asp?TNum=1449&kind=2
레노버 씽크패드 태블릿2
개인적으로 이번에 리뷰하는 제품들 중 전반적으로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여지는 제품입니다. 무게 590g, 두께 9.8cm로 위의 아이코니아 w510에 준하고, 배터리는 10시간이나 간다고 하는군요. CPU는 클로버트레일 Z2760입니다. 화면 크기는 10.1인치, 해상도는 1366×768입니다. 터치 펜도 포함된다고 하는군요. 메모리는 2GB입니다.
발표만 된 상태로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이번달, 즉 1월 중으로 정식 출시 예정이라고 합니다. 예정 가격은 649달러에서 시작해서 729달러까지라고 하니, 가격대 성능비가 빛나는 아이코니아 w510에 비하면 조금 비싼 편입니다. (물론 서피스 프로에 비하면 역시 저렴하죠)
http://atonal.egloos.com/3870184
델 래티튜드 10
무게 725g, 두께 10.5mm, 화면은 10.8인치에 1366×768 해상도입니다. CPU는 클로버트레일, 2GB 메모리입니다. SSD는 128GB 혹은 64GB라고 합니다. 무게는 725g, 두께는 10.5mm로서 휴대성은 중간 정도입니다.
다른 대부분의 태블릿들과는 달리 배터리가 착탈이 된다는 게 특이합니다. 배터리는 6~8시간 가며 확장시 12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http://www.itworld.co.kr/news/77924
HP 엘리트패드 900
아직 국내 출시는 되지 않았지만 얼마전 에미레이트 항공에서 기내 승무원용으로 1000대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보도가 됐던 제품입니다. 무게는 680g, 두께는 9.2mm으로 휴대성이 좋은 편입니다. 화면은 10.1인치이면서 해상도는 조금 특이한 1280×800으로 16:10 비율이네요.
다른 태블릿들보다 높은 1080p 카메라를 내장한 것도 특징입니다. 또한 본체에 USB 등 포트가 없고 도킹에 포트들이 몰려 있는 특이한 디자인입니다. 이 제품은 1월중으로 출시 예정이라고 합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이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아닌 이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역시 기존의 업무 시스템이 윈도우 기반이어서 쉽게 통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http://www.bloter.net/archives/138417
이들 외에도 아수스, 기가바이트 등 다른 벤더들에서도 여러 윈도우8 태블릿들을 내놓고 있습니다만, 가장 주목받고 있거나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제품들 위주로 설명을 해본 것입니다.
앞서 썼던 대로 스위블식이거나 키보드가 펼쳐지는 식의 컨버터블 태블릿들은 모두 제외했는데요. 그것은 키보드와 경첩부를 가진 경우 현재 기술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1kg 내외의 묵직한 무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주류 태블릿들과 휴대성에서 경쟁이 어렵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최신형인 4세대 아이패드의 무게는 652g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윈도우8 태블릿들 중 아이코니아w510과 씽크패드 태블릿2의 경우 600g도 되지 않는 초경량급으로서 오히려 아이패드 최신형보다 더 가볍습니다. 또한 HP의 엘리트패드도 680g으로 아이패드와 비슷한 수준이고요. 델 래티튜드10과 아티브 스마트PC는 각각 725g과 750g으로 조금 더 무거운 편입니다. (서피스 프로는 무려 903g으로, 일반적인 10인치대 태블릿들과 비교하면 너무 무거워 채택하기엔 현실적이지 않군요)
서피스 프로가 아닌 서피스RT의 경우, 윈도우RT 기반이기 때문에 일반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이 전혀 동작하지 않음에도 무게는 680g, 두께 9mm입니다. 즉 x86 윈도우8 태블릿들과 비교해서 무게나 두께 등 휴대성이 중간 정도 수준밖에 안됩니다. 서피스RT를 선택한다면 x86 태블릿중에선 평균 수준의 휴대성밖에 안되는데 일반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은 돌릴 수 없게 되는 것이니, 서피스RT를 선택할 이유는 사실상 없는 거죠. (키보드 내장 커버가 너무나 맘에 든다는 이유가 아니라면 말이죠)
어제 삼성전자 직영점에 가서 전시된 아티브 스마트PC와 프로를 만져봤는데요. 일단 일반적인 사용감에서 클로버트레일 기반의 일반 버전도 충분히 성능이 빨랐습니다. 무게 등의 사용감에서는, 750g짜리 일반 버전은 들고 쓸만했고, 884g짜리 프로 버전은 팔에 오는 무게감이 상당했습니다. 그걸 한 손에 든 채로 간단한 작업이라도 하려면, 한두번은 몰라도 사업장에서 반복해서 쓰기에는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 같았습니다. 즉, 제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무게가 많아도 800g보다는 적어야 실제 사업장에 적용이 용이할 것으로 생각되고요. 그러려면 i5가 아닌 클로버트레일이 답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들 x86 윈도우8 태블릿들의 배터리 사용시간도 10시간 내외로서, 사업장에서 휴대하며 사용하기에 충분한 시간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정도면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크게 밀리지 않죠. 물론 가격이 대체로 100달러 정도 높다는 점이 있지만, 일반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운영할 수 있고 또 확장성에서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감안하면 윈도우 태블릿의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 전문 개발 분야가 기업의 업무 시스템 프레임워크 개발이기 때문에, 윈도우8 태블릿은 제 업무와는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슈입니다. 그래서 전 조만간 위의 태블릿들 중 하나(아마도 아이코니아 w510이나 씽크패드 태블릿2 둘 중의 하나가 될 듯)를 마련하여 개발 테스트 및 프레임워크 포팅에 착수할 계획이랍니다.
ASUS VivoTab에 대해서도 쓸까 하다가 소식이 별로 없어서 제외했었는데요. 오늘 가격 정보가 공개되었네요. 가격이 헉~ 499달러라고 하네요. 키보드 도킹이 제외되었기는 하지만 그래도 윈도우8 태블릿들 중 가격에 있어서는 절대적 우위네요.
그런데 가격만 싼 것이 아니라, 사양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클로버트레일 z2760, 램 2GB에 SSD 64GB. 화면은 11.6인치에 1366×768. 배터리 사용시간 10.5시간. 무게는 675g, 두께 8.7mm. 이 정도 사양이면 다른 더 비싼 윈도우8 태블릿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좋은 스펙입니다.
http://monthly.appstory.co.kr/tech3672
http://www.asus.com/vivo/en/vivoTab.htm
위에서 소개했던 델의 래티튜드10의 가격 소식이 나왔네요. 499달러로 정했다고 합니다.
http://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news&wr_id=1559102
아이코니아탭 w510도 해외에서는 499달러, 바로 앞에 댓글로 쓴 아수스 비보탭도 499달러입니다. (w510이 국내에서는 꽤 비싸게 팔리고 있는데, 곧 경쟁 제품들이 풀리면서 시장에서 경쟁이 벌어지면 가격이 급속히 떨어질 것이 당연하겠지요)
윈도우8 태블릿들이 안드로이드나 아이패드에 대해 가지는 가장 큰 단점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었는데요. 이렇게 되면 가격 면에서의 단점은 충분히 상쇄된다고 봐야겠지요. 윈도우8 태블릿 시장이 생각보다 빨리 커질 것 같습니다.
위에서 다뤘던 에이서 아이코니아 w510을 지난주에 구입해서 써보고 있는 중입니다.
간단한 사용기는 볼랜드포럼에 올렸습니다. ^^
http://www.borlandforum.com/impboard/impboard.dll?action=read&db=free&no=23733